베리어프리 사업 방향 고찰
배리어프리 공연의 지속성과 확장성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공인 수어 통 번역 잘함의 최황순 대표는 공연계 배리어프리의 지속성 여부에 대해 우려한다. 의미 있는 취지로 출발한 사업이 문체부 및 관련 기관의 정책 변화에 따라 유행처럼 지나갈 수 있음을 걱정하는 것이다. 2019년 남산 예술 센터와 배리어프리 작업을 진행한 이후 4년 째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강내영 대표는 통역사(들) 외에도 장애인비 장애인 모니터링 요원 등 다수 인력이 투입되는 배리어프리 프로젝트의 수가 문제에 대해 언급한다. 공연, 특히 연극 현장의 어려움에 대해 너무나 잘 체감하고 있지만, 배리어프리 버전 제작을 위해 최소한으로 필요한 인력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조절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관련하여 시간적인 문제와 관련해, 배리어프리 제작자 입장에서 작품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극단이 자체 제작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어떨까. 예술극장 지원과 맞물려 워크숍 과정을 거쳐 온라인 상연 시 자체적으로 자막을 제작한 극단 신세계의 경우는 매우 긍정적인 사례처럼 보인다. 당시 워크숍을 담당한 강내영 대표는 국내 배리어프리 연극의 도입 단계부터 줄곧 극단, 배리어프리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제작 워크숍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워크숍 커리큘럼을 고안하면서 장애의 이해 등 원론적인 개념에서 출발해 실제 배리어프리 버전의 제작 가이드 등을 극단에 제공해 왔다. 그리고 이 같은 프로그램이 극단 입장에서 제작비 부담을 덜고, 배리어프리와 창작의 측면을 접목하는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강내영 대표가 제안하는 워크숍의 활성화는 배리어프리 공연의 지속성이라는 측면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의견이다. 극단 실한의 경우 <제자리에서 정지한 상태로 180도 회전하기>의 배리어프리 버전을 제작할 때는 특수 교육을 전공한 우혜민 부 대표가 수어 통역 및 음성 해설 전문가들과 협업 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는 배리어프리 공연의 지속성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다. 다만 이와 별개로 장애인 관객 입장 에서의 이해도를 감안하면, 향후 특정 극단에서 창작 의도를 우선하여 배리어프리 버전을 제작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한계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지원 사업 시기와 관련해, 신재 연출은 공연과이론을위한모임 좌담회에서 서울 문화 재단과 같은 공공 기관 지원 사업에 접근성 문제와 관련한 상시 지원 트랙이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친 바 있다. 극단이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지 지원을 신청할 수 있는 ‘상시’ 지원 제도가 극단 입장에서 배리어프리 작업의 벽을 낮추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원 기관에서 사업을 지속적으로 관할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공연 제작 과정의 다양한 변수와 고민 등을 감안한다면 이 방안 역시 배리어프리의 취지를 감안해 고려해 볼 만한 방안이다. 배리어프리 공연이 누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 인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 애초 공연장 접근성을 향상하고 경계 없는 문화 향유 권을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시각장애인, 청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자막 해설, 수어 통역, 음성 해설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졌으며, 이외에도 극단 혹은 극장에서 공연의 접근성에 대한 문제 전반을 고민하는 접근성 매니저를 두기도 한다. 그런데 이제 장애인 판정을 받지 않았더라도 노약자, 시력 혹은 청력에 문제가 있어 보조 기구를 필요로 하는 비 장애인 등 배리어프리 공연이 대상으로 하는 타깃이 넓어지고 있다. “우리는 모두 (예비) 장애인이다.” 라는 인식과 맞물려 배리어프리의 필요성을 공연 향유 층의 확대라는 문제와 관련하여 고민하는 것이다. 관련하여 이유진 차장은 비 장애인 관객도 배리어프리 공연을 즐길 수 있고, 배리어프리가 무대 미학 적으로 공연에 투영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