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리어프리 공연
국내 배리어프리(barrier-free) 공연 지원의 현황을 점검하고 사업 주관 기관, 수혜 극단을 비롯해 수어 통역사와 화면 해설 작가 등 배리어 프리 제작 참여자들의 목소리(들)를 통해 지원 사업의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해 작성했다. 공연과이론을위한모임은 지난 7월 월례 비평 대상 작으로 전 회차 배리어프리를 시도한 <발이 되기>를 선정했으며, 이 글은 이 작품의 배리어프리 버전 제작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 관련하여 필자는 현재 서울시 산하 서울 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계 없는 문화 향유권: 서울시 온라인 배리어프리 문화 체험의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의 소규모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며, 연구 수행 과정에서 배리어 프리 공연 지원 사업과 관련해 사업 담당자, 연출가, 배리어프리 제작 참여자 등을 접촉하고 사업 공문 및 언론 보도를 검토하는 절차를 거쳤다. 그리고 서울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의 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배리어프리 연극을 관람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글의 논의는 배리어프리 공연 전체가 아니라, 정부 혹은 지자체로부터 사업 지원을 받아 배리어프리 버전을 제작한 경우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을 밝혀둔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 공연과 오프라인 공연을 구분하지 않고 배리어프리 버전을 제작한 사례를 함께 검토할 것이며, 정책적인 부분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분석 결과 및 관련 자료는 2022년 하반기 서울 연구원에서 발행할 정책 연구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지 하다시피 이미 『공연과 이론』을 비롯해 『연극 평론』, 『한국 연극』, 『더 뮤지컬』 등의 공연 관련 매체들이 좌담회, 인터뷰 등의 방식을 통해 배리어프리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대표적으로 공연과 이론에는 혜화동 1번지 7기 동인들의 배리어프리 작업에 대한 좌담이, 연극 평론에는 배리어 프리 작업을 가장 활발하게 진행 중인 연출가들과의 좌담이, 그리고 한국연극에는 오프라인온라인을 넘나들며 다양한 배리어 프리 버전 제작을 진행했던 (주)사운드플렉스스튜디오 강내영 대표 등의 인터뷰가 실렸다. 뮤지컬 전문 지인 더뮤지컬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일찍 배리어 프리 공연에 주목했는데, 이미 2015년 발간 호에서 배리어 프리의 개념을 설명하고 연극, 뮤지컬을 가리지 않고 국내 배리어 프리 공연의 현황을 점검하는 기사를 수록했다. 이외에도 동 매체는 2020년 남산 예술 센터 김민정 PD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배리어 프리 공연의 현황과 과제를 점검하는 기사를 실었다.현재 배리어 프리에 한정하여 공연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주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한문위’)와 서울시다. 코로나 시국과 맞물려 온라인미디어예술활동 지원 사업이나 비 대면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등이 진행되었으나, 이상의 사업이 배리어 프리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주지 하다시피 2019년 남산 예술 센터의 시도 이후 배리어 프리 버전 제작은 국립극단, 두산 아트 센터처럼 국 공립 극단이나 기업 재단이 제작을 지원하거나 혹은 ‘여기는 당연히, 극장’ 처럼 여러 경험을 통해 극단 내에서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경우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극단 파수꾼 등이 시도한 것처럼 구성원 간의 협의 과정을 통해 다른 부분의 제작비를 줄이고 배리어 프리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경우도 있다. 관련하여 극단 파수꾼의 이은준 연출이 밝힌 것처럼, 2021년 지원 사업의 수혜 없이 배리어 프리 버전을 제작한 연극 <7분>의 초연은 프로 덕션 과정에서 창작진의 의견이 합치 되어 늘어나는 제작비를 감당한 경우였다. 전체 배우 수와 동일한 수의 수어 통역사가 무대 전면에 등장해 각자 맡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배우들의 역할은 낭독으로 제한한 <7분>의 배리어 프리 버전은 큰 호평을 받았다.